후쿠오카와 유후인을 같이 둘러보는 일정에서 유휴인의 료칸 선택은 정말 쉽지 않았다. 유후인에는 정말 많은 료칸이 있었고 게다가 옆동네인 뱃부까지 합치면 옵션은 계속 늘어났다. 선택에 있어 내가 중점적으로 본 것은 일본전통 가옥 스타일이어야 할 것과 갸이세끼 요리를 아침저녁으로 제공되는 곳이어야 했다.
물론 유튜브에서 럭셔리한 곳, 가성비가 좋은 곳, 특히 한국사람에게 인기가 많은 곳, 그리고 아예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까지 있는 곳 등 소개와 정보가 넘쳐났지만, 예약을 하려고 하면 일정이 안 맞거나 결제에 에러가 나거나 아니면 예약을 했는데 식사제공이 안 되는 곳이었다. 그러던 중 숨은진주처럼 발견한 곳이 있었는데 그곳이 지금 내가 소개할 후키노야 료칸이다.
후쿠오카에서 버스를 타고 두시간 남짓 달려 도착하면 아담하고 고즈넉한 유후인에 도착한다. 버스정류장에서 이어지는 도로는 오른쪽으로 쭉 뻗으며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펼쳐지고 얼마 지나지 않은 왼쪽에는 곧바로 랜드마크인 유후인역이 감싸고 있다.
택시를 이용하여 동네의 골목길을 타고 올라가자 우리가 예약한 후키노야 료칸 입구가 나왔다. 처음에 도착해서 일단은 길을 잘 모르기도 하고 짐이 많기 때문에 택시를 바로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택시비는 마을 내에서 500엔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었고, 택시기사가 아주 친절하다.
또, 일본 택시를 이용할 때 택시문을 본인이 열고 박차고 가는 일이 없도록 하자. 모든 일본택시는 문이 자동문이고 요금 결제가 끝나고 택시기사가 빠뜨린 게 없는지 확인하고 열어준다. 트렁크의 짐 내리는 것 또한 정성스럽게 도와주신다. 택시를 타면서 마을길을 어느 정도 익히면서 도착하면 그 이후에는 걸어 다녀도 충분할 듯하다. 동네를 산책하듯 걷는 것도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이곳은 대대손손 물려받은 일본 전통 가옥이었다. 주인분은 무척 친절하셨고, 무엇보다도 어떤 나라에서 온 손님이건 간에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가 미국에서 예약을 하고 갔고, 한국에서 동생을 만나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예약정보 때문이었는지 나에게는 영어번역기를 돌리면서 의사소통을 하고, 동생에게는 한국번역기를 사용하며 이곳의 시설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내가 일본 료칸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귀한 손님대접을 받는다는것을 느끼게 해 준다는 것이다. 분명히 아무도 없을 때 벗어놓고 가는 신발은 나갈 때면 항상 바깥쪽을 향해 있어 편하게 신을 수 있었고, 나갔다 오면 항상 음료와 차가 리필이 되어있었다.
이 료칸은 2층의 가옥형태이다. 방에서 보이는 유후인의 온천마을의 풍경이 너무나 평화로웠다. 소박하지만 자연스러운 일본감수성을 느낄수 있는 공간들도 사랑스러웠다. 지내는 동안 이곳에서 차를 많이 마셔댔다.
식사는 아침과 저녁에 둘다 가이세키 식으로 제공이 되는데 30분 간격으로 예약을 받아 1층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예전에 남편과 간 곳은 머무는 다다미 방에서 식사를 주는 형태였는데, 이렇게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 스타일도 나름 편했다. 그래도 가이세키 요리를 먹는다는 느낌은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식탁의 요리를 의자에 앉아서 먹으니 자세가 훨씬 편했기도 했다.
물과 차는 무료로 제공이 되지만, 그 밖에 음료와 주류는 따로 주문을 해서 먹는 스타일이다. 동생이 반주를 즐겨하는지 매 끼니마다 맥주와 사케를 시켜대는 바람에 나중에 체크아웃할 때 주류값이 좀 나왔었다. 음식은 규슈지방만의 느낌을 살리는 듯하였고, 이 지역 특산품인 라임과 생선을 이용한 요리가 나왔다. 특히 이곳의 솥밥이 너무 맛있었다. 솥밥에 심취했던지 다녀와서 솥밥 레시피를 찾아보기도 했다. 아침에는 일본식 아침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부드러운 두부요리를 곁들인 조식메뉴도 깔끔하고 맛있었다.
가이세키 요리를 먹을 때마다 느끼지만, 여러 가짓수의 상차림을 받고 배불리 먹은 것 같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배가 꺼져버리고 다시 허기가 진다. 그만큼 위에 부담스럽지 않은 음식인 것 같다. 아침을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약간 허기진 배에 간식을 채우고 점심도 해결할 겸 15분 거리에 있는 유후인 메인거리로 나가게 되면 된다. 가는 동네길에 보이는 논밭이 아주 평화롭고 한국의 농촌의 정취와 닮은 듯, 그렇지만 어딘지 모르게 다른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곳의 온센(온천)은 남탕과 여탕으로 구분된곳, 그리고 1인실, 2인실, 3인실, 그리고 가족실로 구성이 되어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남탕과 여탕을 예약제로 운영하여 일행과 같이 이용할 수 있게 해 주어서 남탕과 여탕을 모두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여탕 안에는 노천탕이 딸려있다. 그리고 다른 온센들은 문 앞에 팻말을 보고 비어있다는 표시가 있으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 점이 오히려 프라이빗한 온센을 즐길 수 있었다.
2박 3일 동안 평화로운 유후인의 료칸에서 잘 쉬고 잘 먹고 그리고 프라이빗한 온천욕까지 너무나 완벽한 코스였다. 갈 때 배웅해 주시던 료칸 주인부부가 손을 흔들 때, 지내는 동안 정성스러운 환대와 응대가 생각나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꼭 다시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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