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후인의 료칸에서 머물면서 유후다케를 바라보는 길목으로 향하는 아기자기하고 정겨운 유후인의 거리를 걷다 보면 모던하면서도 주변의 경관을 해치지 않고 멋스럽게 어우러져있는 건물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건물은 바로 검은 색깔의 건축물이 풍기는 웅장함과 멋스러움에 반해 한번쯤은 눈길과 발걸음이 저절로 향하게 되는 코미코 미술관 이랍니다. 여행에서 이 미술관 입장은 계획에 없었으나 발견하고 나서 뭔가에 홀리듯이 호기심반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던 곳이에요. 처음에는 얼핏 미술관이 있다는 정도만 들어봐서 이곳인가 보다 인증샷만 찍고 갈려고 했는데, 막상 도착하니 미술관 내부를 너무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코미코 미술관을 방문하여 저는 무척 인상 깊고 좋은 시간을 보냈었기에 이곳을 계획하시는 분과, 혹시 이 미술관 방문할 마음이 없으신 분들에게도 자세히 알려드리고 싶어서 이번 포스팅에서 코미코 미술관(코미코 아트 뮤지엄)에 대한 내용을 다루려고 합니다.
1. 운영시간과 예약
- 미술관 운영시간
- 매주 수요일 : 휴무 - 09:00 - 오후 5:30 (최종입장 : 오후4시까지) - 공휴일에 운영여부는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미리 공지하니 홈페이지를 참고 상시적으로 휴무가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전에 한번 더 확인요망 - 20분마다 최대15명까지 입장가능 - 무료음성 가이드 안내, 이어폰 지참하기 |
- 이용 요금
- 일반 1700엔 - 대학생 1200엔 - 중.고 1000엔 - 초등학생 700엔 - 어린이, 미취학 아동 : 무료 - 장애인 1200엔 |
*할인에 해당되는 사람은 학생증 등 본인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구비서류 지참 |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예약을 하면 위의 이용요금에서 200엔 할인을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미술관 내에 음식물, 우산,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는 비닐봉투를 지참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리셉션 쪽에 비치되어있는 락커를 이용하세요. 락커는 보증금 100엔으로 이용하는 반환식 락커로, 락커의 물건을 찾아갈 때 100엔을 돌려받을 수 있어요.
2. 코미코 미술관 건축미와 디자인
2017년에 개관하게 된 코미코 미술관은 현대미술과 모던아트를 전시하고 있어요. 이 미술관의 건축은 구마겐코라는 건축가의 작품입니다. 아름다운 유후인의 자연과 정겨운 마을에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컨셉으로 디자인했다고 하네요. 특히 검게 그을린 삼나무를 사용한 점이 매력적입니다. 이것은 야키스기 라는 전통적인 기술로서, 나무를 불에 살짝 태워서 그을림을 만들어 보존하는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이 야키스기 방식으로 탄생한 검은 삼나무로 이루어진 외관이 주변의 푸르름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야키스기 방식과 특수처리로 인해 삼나무에 만들어진 특유의 비늘모양이 생동감도 자아냅니다.
또, 블랙이 주는 심플함에 미술관의 로고가 너무나 감각적이었어요. 로고, 건물의 안내글자 등 모든 요소에 폰트하나도 허투로 쓰지 않는구나 생각하면서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이 로고는 무인양품 디렉터인 하라겐야가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건물은 크게 나무, 흙, 대나무라는 테마를 가지고 각각의 공간마다 모던한 느낌은 유지하면서도 정갈한 디테일이 살아있습니다. 이 미술관을 구석구석 옮겨다닐때마다 실내공간도 야외공간처럼 탁 트인 느낌이 들고 실내와 야외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있었어요. 유리창에 비친 대나무, 자갈밭, 마을의 전경 등 이곳에서 보는 모든 시선들이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졌습니다. 미술관 자체의 면적은 그리 넓지는 않지만, 작품들이 공간의 여유로움을 잘 살려서 전시되어 있었고, 각각의 공간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질서가 오히려 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습니다. 평소 잡생각이 많아서 머릿속을 비워내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이곳을 추천드려요. 자연과 조화롭게 자리한 이 미술관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산책하듯 휴식과 힐링이 될 수 있었어요.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는, 이곳은 현대아트를 품은 미니멀한 공간으로서 방문자가 미술관을 관람하는 동안 방문자의 의식이 소재의 본질로 향하도록 하는 의도를 가지고 완성했다고 합니다. 이런 의도를 전혀 모르고 방문한 저도, 이 미술관을 관람하면서 왠지 모르게 복잡한 감정은 사라지고 미니멀한 산뜻함으로 채워지는 기분이었으니, 건축가의 의도는 충분히 성공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3. 전시작품
- 작품전시 순서
갤러리 I,II | 쿠사마 야오이 |
갤러리 III | 미야지마 타츠오, Time Waterfall |
갤러리 IV | 스키모토 히로시 |
갤러리 V | 무라카미 다카시 |
2층 갤러리 야외 오픈갤러리 설치미술 |
나라요시모토, Your dog 나와 코헤이 Ether(lava) 모리마리코 Eternal |
미술관의 설계는 갤러리를 순서대로 이동하게끔 만들어져 있어요. 갤러리 I 전시부터 차례대로 관람하시면 됩니다. 1층관람이 끝나고 2층으로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따라 가다보면 관람이 끝나게 되어있어 전시관 재입장은 할 수 없게 되어있어요. 각 갤러리 공간마다 아티스트의 느낌과 개성을 잘 담아냈고 2층의 설치미술작품들도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중 개인적으로 쿠사마 야오이와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을 볼 수 있었던 것이 너무나 좋았어요.
- 쿠사마 야오이
다른 곳은 프래쉬를 터트리지 않고 삼각대와 셀카봉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비디오 촬영을 제외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지만, 오직 쿠사마 야오이 갤러리에서는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었어요. 루이비통과의 협연, 그림 한 점당 몇십억을 호가할 정도로 전세계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아티스트 쿠사마 야오이의 작품이 고즈넉한 작은 마을인 유후인의 미술관에 있다는 게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이 점이 오히려 아티스트와 미술관을 더욱 특별하게 빛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신질환과 강박증, 트라우마를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물방을 무늬로 표현하고 예술적으로 풀어낸 그녀의 작품을 집중하면서 볼 수 있게끔 전시 공간은 어두움으로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마다 각 조명이 설치되어있어서 네온사인을 보는듯한 몽롱함이 느껴졌어요. 그녀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 그리고 아직까지도 고통받고 있는 정신질환 등이 예술적인 밑거름이 되어 이렇게 멋진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아티스트에 대한 경외심이 들 정도였어요. 쿠사마 야오이가 사랑하는 호박그림도 마음껏 보고 왔습니다. 사진 촬영이 금지여서 사진은 못 찍고 왔지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고 해도 작품에 걸맞은 분위기를 잘 살려내는 갤러리에서 작품을 실제 관람하는 느낌까지는 못 담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코미코 미술관은 쿠사마 야오이 작품만으로도 충분히 올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 미야지마 타츠오
미디어 아트였는데, 갤러리 공간 자체가 작품이 되는 전시 었습니다. 꽤나 인상 깊었기 때문에 동영상으로 남겨보았습니다.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는 것을 표현한 것 같네요.
- 스키모토 히로시
심플한 무채색의 느낌이 참 신선했습니다. 하늘과 바다 풍경을 담은 것이라고 합니다.
- 무라카미 다카시
저는 이 아티스트의 전시회를 아주 오래전에 카타르에서 본적이 있었어요. 당시 전시회를 친구와 관람할 때 캐릭터스러운 그림이 귀여웠고 원색이 주는 느낌이 생동감이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때는 순수하게 작품만 봤었지만, 무라카미 다카시는 전 세계의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현존하는 아티스트중 최고의 반열에 오른 일본의 앤디워홀이라 불리는 팝 아티스트입니다. 그의 작품이 경매에 나올 때면 100억 이상을 호가한다고 합니다. 카타르에서 그의 전시회 개최는 예술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무라카미 다카시의 팬을 자처한 카타르 공주의 영향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그때 이 사실을 알고 관람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래도 또 한 번 운 좋게 저에게 주어진 이 코미코 미술관 관람 중에 그의 작품이 나오자 너무나 반가워서 소리를 지를 뻔했습니다. 한번 보면 절대 잊히지 않는 무라카미 다카시만의 작품을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무라카미 다카시의 웃는 꽃 앞에서 저도 방긋 웃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 나라 요시모토
야외 오픈갤러리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흰색 강아지 조형물이 이예요. 작품의 이름은 Your dog입니다. 규모가 큰 조형물인데 강아지 자체가 너무 귀여운 모습이에요. 작품의 뒷배경은 바로 유후다케가 보여서 멋진 사진 스폿입니다. 멋진 자연의 배경과 아티스트의 작품의 조합 속에서 꼭 사진을 남기시길 바랍니다.
- 나와 코헤이
- 모리 마리코
- 아래의 링크를 눌러 코미코 미술관(코미코 아트 뮤지엄) 홈페이지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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